2022에는 27권의 책을 읽었다. 작년보다는 4권 더 읽었다. 내년에는 한 달에 4권씩 읽는 게 목표다. 올해는 감상문(서평으로 가고 있는 단계라고 해두자)도 쓰기 시작했다. 그리 많이 쓰진 못했지만 내년엔 조금 더 쓸 수 있겠지. 재작년부터 내 독서 경향성에 꽤 변화가 있었다. 절대 손도 대지 않던 자기 계발서를 읽기 시작했고, 그 효용성도 조금 알게되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이제서야 듣기 시작했다고 해야하나. 이런 저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봐야 헛소린지 아닌지 구별하는 노하우도 생기는 법이다.
1월





웹소설 쓰는 법에 대한 책을 두 권이나 읽었다. 둘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장르지만 정작 올해는 요 장르 책을 읽기 못했으니... 장르 대표 작품과 문법을 소개하는 짧은 분량의 입문서였다.
<1947>은 2차대전 직후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가 빠르게 구축되는 과정을 그려낸 논픽션이다. 원래 작가는 스웨덴의 대표적인 파시스트 페르 엥달의 일대기를 쓰려고 하다가 이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역시 인상적인 부분은 파시즘 잔존세력이 남미에서 세력을 다시 구축하려고 하는 시도, 제노사이드 용어를 만든 라파엘 램킨의 이야기이다. 종전 직후, 그 후에도 전범 처리와 대량 학살의 책임을 묻고 숙고하는 일은 '현실'적인 이유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아주 유명한 자기계발서로 세계적으로 어떤 성취를 이룬 사업가, 작가, 석학 등등의 성공 노하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구체적인 상을 그리라던가, 집중하는 법과 습관만들기,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법 등에 대한 각자 나름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타이탄들의 성공비결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시각화’다. 긍정적인 일이든 부정적인 일이든, 시각화해서 정리하면 현명한 해결책과 효과적인 방법들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요는 자신에게 거리를 두고 이성적이 되라는 이야기이다. 자기연민금지.
2월


앞의 책을 좀더 제대로 읽었다면 지금 내 주식이 이 꼴이 안났을까. 꽤 잘 써진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긴 했지만 단타를 하기엔 내가 너무 게으르다.
<신경쓰기의 기술>은 지금까지 읽었던 자기계발서 류의 책들 중 가장 재미있었다. 지은이가 말발이 좋고 꽤나 진솔하게 자기 얘기를 풀어놨다. 이 책 역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자기 연민을 버리고, 좋은 가치관을 만들고 그것을 따라 열정적으로 살고, 자신보다 더 나은 가치에 신경을 쓰면서 살라는 매우 건전하고 와닿는 이야기들이다. 실제로 출퇴근 길에 많은 감명을 받으면서 읽어나갔던 기억이 있다.
3월



3월은 두 권의 역사사서 사이 갑분 부의 추월차선...
<브루스커밍스의 한국전쟁>은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에서 누구와 싸운 것인지 적이 누구인지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쓴 (아마도) 미국인들을 위한 대중서이다. 전쟁 발화의 강력한 토대로 작용한 식민지 경험과 해방 후 한국 사회, 북침, 미군정의 인종적 차별과 편견, 무차별 폭격, 민간인 학살, 전쟁포로문제 등 한국전쟁 관련한 상당히 많은 이슈를 넓게 다루고 있다.
<동맹속의 섹스>는 한국전쟁 이후 기지촌(한국여성성매매)을 한미 양국이 어떻게 전략전 관계를 유지하는 게 이용했는지 검토했다. 하나는 대중서 하나는 연구서였으나 둘다 읽기 쉽지 않았다. 후자의 경우 후속 연구를 찾아보아야겠다 생각했으나 아직 하지 못했다. (마음의 짐으로 가지고 있자)
<부의 추월차선>도 꽤나 많이 팔린 자기 계발서인데 거칠게 요약하자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자기 사업을 하고 자신을 브랜드화 하라는 것에 가깝다. 많은 경제 유튜브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핵심이 뭔지도 알겠고 가는 길이 다양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이해했습니다만...
4월


<완벽한 아내 만들기>는 18세기 영국, 고아를 데려다가 기르고 교육 시켜 자신의 아내로 삼으려 했던 토머스 데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에밀'에 영감을 얻어 아이를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양육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저자 루소는 에밀이 인간이 선천적으로 선하게 태어났다는 주장을 지지하기 위해 쓴 것이지 양육서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에밀'은 양육 지침서로 널리 받아들여졌고 에밀에 등장하는 남자아이에게는 급진적인 교육을 여자아이는 순응하고 통제에 익숙하게끔 하는 교육할 것을 제안했다. 이 책은 토머스 데이의 아이를 길러 아내로 삼겠다는 계획이 발전되는 과정,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계획에 얽혀있는 사람들의 행보와 토머스 데이의 계획이 실패(아이코 스포!)한 이유와 이후 벌어진 일들을 상당히 세밀하게 두텁게 묘사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료를 탐독했을지 읽다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작가가 이야기를 잘 엮어내서 재미도 있다!
<한국현대사 60년>은 해방 이후 한국사를 주요사건 중심으로 엮어낸 책이다. 두껍지 않고 읽기에 부담이 없다.(물론 내용은 상당히 부담스러울수...) 일목요연한 한국 현대사 요약본이다.
5월



<The Testing>은 영어공부할라고 읽은 건데... 헝거게임 느낌? 근미래 각 구역에서 선발되어 온 똑똑한 학생들이 중앙 구역에서 행정관료가 되기 위한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 테스트에 참가한다.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참가자들끼리 서로 속이고 뒷통수도 쳐야한다. 아참, 테스트 받다가 학생들은 죽을 수도 있다. 너무 진부한데 재밌다. 진짜 잘 읽었다. upper intermediate 수준이면 술술 읽힐듯.
<픽사 스토리텔링>은 솔직히 기억이 잘 안난다. 좋은 이야기의 문법을 익히기에 좋은 정보가 있었다는 기억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는 2022년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저자는 현란한 글솜씨로 어느 생물학자의 평전와 에세이를 결합한 과학서를 써냈다. 전개방식 때문인지 어럼풋이 <불면증과의 동침>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순수한 지적호기심으로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어떻게 우생학에 경도되는지 과정을 설명한 초반 중반 부분까지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 개인의 삶과 사색의 순간들도 감동이 있었으나 어쩐지 흥미롭게 읽고 있던 생물학자의 이야기와 비약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함과 개별성, 혼돈과 모호함을 받아들이며 관대하게(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살자라는 게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었던듯. 백프로 공감합니다!
'읽은 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깊은 바다, 프리다이버 / 제임스 네스터 (1) | 2023.09.03 |
---|---|
2022년 읽은 책들 (7월~12월) (0) | 2023.02.06 |
블랙 달리아/내 어둠의 근원/The Hilliker Curse (0) | 2022.01.29 |
Pandemic (0) | 2021.10.04 |
인간의 흑역사 (0) | 2021.09.22 |